내가 했던 일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그게 나한테 크리티컬하게 돌아오는 경우를 몇번 겪었다.
이제 학습이 된건지 이건 내가 재수 없는게 아니라, 스스로 행동양식을 바꾸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부터 시작해서 6년째 보고있는 남편의 말로는, 나한테 불쌍해보이는, 혹은 소외된 사람들을 편견없이 신경쓰고 챙겨주는 습관적인 행동이 있다고 한다.
이게 착해서 그런게 아니라 직업(과거직업)병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일들을 돌이켜보면 그조차도 아니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어 기록을 남겨본다.
1. 소외된 사람들을 챙기고 잘지낸다. 선을 긋지 않고, 내 선안에 들여주고 헌신적으로 챙겨준다(사실 공평하게 챙기는건데 그렇게 느껴질 부분들이 있다. 취미가 베이킹이라...더욱 그렇다).
2. 그 사람들도 처음엔 고마워하며 잘지내다가, 본인이 자리잡았다는 생각(본인이 갑이라는 생각)이 들면 점차 태도가 변한다(E에 눈치 빠른 남편 왈, 원래 그런 인간들인데 내가 몰랐던거란다).
3. 그러다가 나의 일신상의 부분에 대해 날카롭게 공격한다(조롱하기, 감정풀이로 짜증내기 등).
4. 뒤통수가 얼얼한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보통 내 잘못인지 돌이켜본다. 당연하게도 없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한다.
5. 이 과정에서 내 잘못은 없기에 주변사람들은 나를 토닥토닥해주지만,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해당 모임 사람들과의 단체자리에 안나가며 점차 거리를 둔다.
6.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사람이 나에게 했던 태도의 문제로 떨어져나가고, 단체 사람들과 개별로는 가끔 연락하며 전해듣는 사이가 된다.
7. 내 삶을 살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든다.
8. 흥미롭게도 해당 사건이 반복된다.
와 나는 이걸 왜 35살이 돼서 깨달았지?
설명해보자면 내 신념이 몇개가 있는데
1. 100명이 있으면 100개의 성격이 있다(잘잘못이 있다는 이분법적 관념이 아니라 모두가 다 다르기에 존중되어야 한다는 다원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2. 세상에 공짜는 없다(호의는 호의로 보답해야한다. 뭔기 빋았다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 꼭 1대1은 아니더라도).
3. 남한테 싫은 소리는 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욕할 건덕지를 주지도 않는다).
여기서 3번은 엄마에게 배웠다.
근데 우리 엄마는 참...환경때문에도 그렇겠지만 정말 특이한 사람이다. 자식을 사랑하지만, 깨물어 더 아픈 손가락을 위해 다른 손가락의 것을 뺏어서 준다.
그리고 뺏기는 손가락은 나고, 아픈 손가락은 우리 오빠다. 나이차이가 좀 나는 막내는 그 구조를 참 잘 아는 애라 집과 떨어져지내면서 필요할 때만 연락한다(보통 돈이다. 큰것도 아니고, 나보다 집안 지원 못받았으니 도와주는셈 치고 종종 용돈을 준다).
무튼 내가 엄청나게 잘 사는 것도 아닌데, 기간제교사를 하며 무수히 집에 갖다 바쳤다. 나 혼자 딸이라고 엄마 매주 챙겨 카페 돌아다니면서 푸념 들어주기, 가족사업에 빚내서 돈주기, 오빠 빚 때문에 자살한다고 난리쳐서 데려와서 케어하기(해놨더니 최근 다시 기어들어가더라. 거기 있느니 죽겠다던 사람은 어디...?나올때 감상적인 기분 얘기하면서 연락해놓고 일주일만에 또 탈출함. 뭔지 모르겠음;)
등등...
결혼할 때도 한 푼도 안받았다. 내가 빌려줬던 돈에 약간 못미치는 축의금을 돌려받았을 뿐...그조차도 우리 엄마는 본인몫을 일부 챙겨갔다. 돈을 빌린건 아빠라는 논리였다. 그리고 오빠는 축의금 줬으니 빚은 끝났단다. 내가 빚낼 때 저새끼가 나보고 가족가지고 장사하냐는 개소리 했던건 정말 아직도 안잊히는데 본인은 그런적 없단다. 환장할 노릇이다.
뭐...무튼 엄마가 돈 챙긴것도 생활비가 없다니까 그렇게까지 화낼 일도 아니어서 그러려니하고 말았다. 결혼식때 인원을 잘못 말한것도(200 날림), 강원도가 시할머님댁이러 올 사람 많지만 대절버스 안하는데 부산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 대절해달라느니, 상견례해야하는데 돈없으니 옷을 사달라느니...상견례을 얼마나 미뤘는지 모른다. 그것도 그러려니 했었고, 타지역에서 반기 기간제 하면서 꾸역꾸역 돈을 모아 보냈다.
그 얘기를 전해들은 시아버님이 내게 어머님몰래 종종 돈을 보태주셨다. 반지 맞출때도 그렇고...감사했다. 하지만 우리 아버님은 본인이 그렇게 하는 대신 어머님 비위를 맞추도록 돌려서 전달한다. 그리고 세상 착한 아이인 남편은 나를 가스라이팅해서 시킨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건 여기서 최근에 뼈아프게 느낀 부분이다. 참고로 남편 정신교육은 최근에 끝내서 착한아들 문제는 없어졌다.
무튼 나는 장남이 너무 애틋한 엄마 아래에서 내가 애정이 고프게 자랐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고, 계속 부정했다. 그러다 남편이 몇년을 지켜본 결과, 장모님은 형님을 나보다 사랑하는게 맞단다. 결혼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봐도 그래서 인정하게 됐고, 거리를 약간 두게 됐다. 통상 행사때만 만나고, 가끔 연락하는 셈이다.
대표적인걸 말해주면...내가 먹고싶어하는 맑은 물김치는 몇주가 지나도 안해주지만, 오빠가 먹고싶어하는 열무김치는 없어지는 즉시 매주 담근다는 것? 그래서 난 담주에 물김치를 담글 예정이다...이제 내가 해먹으려고.
아이고 구구절절 튀어나오네. 무튼 이런 성장과정이 나한테 관계에 절절매는 행동을 심어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이번 사건에서야 들었다. 내가 저자세이니 사람들이 나를 만만하게 생각하는구나...싶은?
이제는 거리를 두고, 호의를 함부로 베풀지 않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아무리 자주 보는 사람이더라도...그렇게 해야만 내 팔자인가했던 이런 어이없는 사건들이 사라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더 잘살아보자 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