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날 부산 나들이 실패_압끼빠산드 산차

아시다시피 거제에 거주하고 있고... 여태 바쁜 삶을 사느라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들을 참 많이 미루고 살았습니다.

직장인이 다 그렇지~~라고 하기엔, 일하면서 연가도 쓴 적이 거의 없고.. 제대로 쉰 적이 없는터라ㅜ.ㅜ

퇴사하고 바로 설연휴라 남자친구네 할머님댁(in 강원도), 친구 아버님 부고 등 다녀와서 지쳐서 아침 10시까지도 아무것도 안 하고 널브러져 있는 저에게..

연휴에 이미 20시간 가까이 운전한 남자친구가!!! 제가 너무 가고 싶어 했던 압끼빠산드 산차에 가자고 해주어 신나서 얼른 씻고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유튜브에서 소선 님을 구독하면서 부산 찻집 추천에서 언급되어서 몹시 가보고 싶었거든요.

룰루랄라 나와서 네이버 지도를 뒤져서 가보지 못한 수많은 저장된 장소 중 하나를 찾아 웨이팅 해서 점심을 먹고!

압끼빠산드 산차에 도착했습니다.

1층에 주차장소가 있어서 주차를 하고 들어갔는데...

사람이 없어서 카운터에 리플릿을 보다가... 티매니저이신지, 티마스터이신지 몰랐으나 무튼 나오셨습니다.

1인당 만원의 코스가 있고, 차를 고르면 된다고 하셔서 벽면에 가득한 차를 한참 골랐습니다.

한 종류만 마셔야 하는 건지, 두 종류를 각자 마실 수 있는 건지 궁금해하다가...

남자친구가 그분께 물어보고 두 종류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말해주어 한참 고민하다가 하나 집어 들었는데.

새 거고 판매하는 제품이라 그렇게 만지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오잉? 하고 제자리 돌려놓고, 남자친구가 그럼 이름 복잡하니까 찍어가서 주문하자고 2개를 고르고, 티캔 사진을 찍고, 돌아서서 주문하려는데...


그분이 카운터에서 나와서 다가오셔서 여기는 슬리퍼를 신고 와서 마실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다른 신발이 없냐 물어보시더라고요.

저희 둘 다 운동을 매우 좋아하고, 의류에 큰 관심이 없어서... 경조사나 직장 내 행사, 출퇴근 시에는 TPO를 갖추지만, 그 외에는 트레이닝복에 양말+슬리퍼로 놀러 다니는 편입니다.

특히 거제는 걸어서 다닐만한 곳이 많지 않아서 늘 차로 움직이니까 무거운 복장이 크게 의미가 없고요.

그리고 편한 걸 선호해서 백화점에 가도, 5성급 호텔에 가도 슬리퍼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가는 편이고요.

저는 연휴 동안 복장을 차릴 곳이 있어 적당한 신발 하나가 남자친구 차에 있었지만, 남자친구는 평소 배드민턴 용품만으로도 트렁크가 꽉 차서 운동화는 안 들고 다니는 편이고요...

오늘은 특히 외식과 차를 마시는 것 외에 다른 일정이 없어서 편히 입고 나왔었습니다.

다른 신발은 없다고 말하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그분이 여기는 카페처럼 앉아서 노트북을 하거나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부연설명을 계속하시는데...

일단 알겠다고, 죄송하다고 하니까 아니 그럴 일은 아니고,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한 세 번 하시면서 무슨 차를 주셔서 받고 나왔는데...

솔직히 불쾌한 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희가 들어가기 전부터 있으셨던 여성분도 썩 깔끔한 복장은 아니셨고...

애초에 슬리퍼가 안 되는 거였으면 들어갔을 때부터 말해주셨으면 되는 거 아닌가...? 들어가서 10분은 고민하면서 차를 골랐거든요.

아무리 봐도 행색 때문에 거절당한 꼴이라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주차한 차를 빼서 나오는데 남자친구에게 농담 삼아 다음에는 운동화 챙겨 다니자 하니까

그것 때문에 문제 된 적 없으니 그럴 이유 없다고 하고 입을 꾹 다물더라고요.

잠깐의 침묵 후 논쟁이 벌어졌고ㅋㅋㅋㅋㅋㅋㅋ

남자친구는 그 사람이 서서 일하기 싫었던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고(카운터에는 의자가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저희가 후줄근한 차림이라 쫓아낸 거다라고 주장하다가ㅋㅋㅋㅋㅋ(왜 나면 어영부영 부연설명할 때 옷 때문인 건 아니고 이런 얘기도 하셨어서...)

결론은... 다시는 안 가는 걸로 났습니다.

돈 주고 왜 그런 불쾌함을 사야 하냐고요.

집에 와서 혹시나 싶어 다시 검색을 해보는데, 인도 문화원 관련 장소인 것 같아서, 뭔가 예의범절이나 그런 게 있나 싶어 여기저기 검색해 보는데..

슬리퍼 얘기는 없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아니 근데 사원이 아닌데??? 사원이면 슬리퍼에 짧은 옷 안된다 이런 거 이해하겠는데... 소선 님 여름에 가지 않으셨었나...?

심지어 소선 님 풀영상에서는 티캔 골라서 가져오라고 하셨었던 거 같은데...

게다가 남자친구가 인도는 맨발로 다니는 문화도 있는 곳 아니냐고, 이번 일로 인도라는 나라 자체가 싫어질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검색하다가 찾은 압끼빠산드 네이버 스토어에 인도 국빈선물 마스터브랜드라고 되어있던데 그래서 그런 건가?? 근데 차가 국빈선물인 거랑 방문고객 슬리퍼가 금지인 거랑 무슨 상관이지...

티 구입도 잔뜩 해야지 하고 간 거였는데 사지도 못하고, 약간 거지취급 당하고 나온 느낌이라...

울적하게 나와서 영도 모모스커피를 갔습니다.

게이샤 허니 드립 한잔이랑, 설경 한잔이랑, 갈레트브르통 시켜서 마시면서 잠시 남자친구랑 수다를 떨고!

갈레트 맛있었어요😆

집으로 귀가해서 헬스 한 시간 반 하고 집에 와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

압끼빠산드 산차 한 곳만 보고 놀러 갔었는데 약간 휘발유와 시간을ㅋㅋㅋㅋ길에 버리고 온 느낌...

다음부터는 뭐... 잘 알아보고... 아니 근데 인터넷 리뷰나 그런데도 그런 말 없었는데??? 안 알아봐서 이 꼴을 당한 건 아닌 거 같은데...

아니 드레스코드는 사전공지 해주는 게 보통 아닌가요...?

다시 네이버 지도에서 장소 정보를 봐도,

 

없는데..ㅜㅜ 나는 왜 오늘 그랬던 것인가...

슬픈 하루를 이렇게 마감해 봅니다.

입뺀도 아니고 이게 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추천합니다.

나중에 다른 티브랜드 차나 살 예정!

오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