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신 쫀득한 엘비스 프레슬리 파운드 케이크(생크림 파운드)

안녕하세요! 폭신 달콤 초코입니다.

며칠 전, 집에 있다가 문득... 폭신하고 묵직한 파운드케이크가 몹시 먹고 싶어 졌습니다. 하지만 아시죠? 파리바게트에도 만원이 넘는다는 사실... 요즘 물가 무슨 일이냐며 투덜거리기만 해서는 해결되지 않죠! 그래서 마트에 갔다가 세일하는 생크림 500ml를 한 팩 집어왔습니다. 30% 세일해서 5천 원대라 솔직히 옛날에는 세일하면 3천 원대였는데... 하고 슬퍼하면서 가져왔지만, 이 정도도 감지덕지죠! 나머지재료가 간단해서 모두 집에 있는 관계로, 오늘은 5천 원으로 5번은 넘게 먹을 수 있는 홈 디저트 만들기가 주제가 되겠습니다(조건: 기본 재료인 버터, 밀가루, 설탕, 바닐라익스트랙이 집에 있음).

홍차랑 먹어도 끝내줍니다. 사진의 홍차는 TWG의 발렌타인 블렉퍼스트 티입니다. 딸기 가향으로 새콤달콤한 느낌이라 파운드랑 너무 잘어울려요~

이 케이크는 엘비스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디저트라고 사후에 널리 퍼진 레시피로, 버터는 얼마 들어가지 않지만 어마무시한 양의 설탕량으로 폭신폭신하게 부푸는 데다가, 바삭한 겉껍질로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을 교묘하게 유혹하는 디저트입니다. 이 케이크의 환장할 포인트는, 그렇게 달지 않다는 겁니다! 설탕이 그렇게 많이 들어갔는데!!!! 단 걸 싫어하지만 어린이 입맛인 남자친구 녀석도 한 조각 거뜬히 먹고, 너무 맛있다고 후기를 남기는 그런 악마의 케이크입니다. 즉, 남녀노소 호불호의 요소가 없다는 거죠. 게다가 베이킹파우더가 들어가지 않아서 팽창제로 부풀린 케이크 특유의 거슬리는 질감도 없습니다. 아메리카노랑 먹으면, 천국으로 가는 직행열차를 탈 수 있죠.

제가 꾸준히 일상 다이어트를 하는 건 알고 계시죠? 제가 올리는 레시피들 대부분을 보면, 그릭요거트 요리 같은 고단백 레시피들이 많습니다. 아! 그릭요거트 레시피는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게다가 혈당 스파이크의 위험성을 알게 된 요즘에는 더욱 설탕 사용을 자제하고 알룰로스 등으로 대체합니다. 하지만... 그렇지만....!!!! 가끔 먹는 디저트만큼은 즐겁고 맛있게 먹고 싶단 말입니다! 제대로 당분과 유지방이 듬뿍 들어가서, 혀에 쫙 감기면서 도파민이 분비되게 하는 그런 디저트!!! 이런 멋진 케이크를 원한다면 오늘 레시피로 꼭 한번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파는 곳이 없어서 만들어 먹은 디저트가 맞습니다^^ 제가 이러려고 제과제빵 취미로 8년 넘게 하다가 자격증까지 딴 사람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현재 홈베이킹 경력 18년 차 고인 물이지만 관련 직종으로 갈 생각은 없음) 그런 관계로 너무 복잡하거나, 맛이 없는 레시피는 아예 손도 대지 않으니 제가 올리는 품목들은 믿고 만들어 먹어주세요! 이런 멋진 디저트는 널리 널리 알려야 세상에 이롭다고 생각해서 올려봅니다.

심지어 1회 분량만 만들어서 먹었다가, 금방 다 먹고 아쉬워서 남은 생크림으로 2회 분량 추가로 만들어서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뒀습니다. 당분간은 디저트 걱정은 안녕~^^ 그럼 이제 재료 보러 가시겠습니다!

자도르님 레시피 참고해서 2 배합으로 했습니다.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버터 140g
설탕 360g(줄이면 촉촉함과 푹신함이 줄어드니 참고하고 조정해 주세요!)
소금 2g
계란 4개
박력분 220g
생크림 145g
바닐라익스트랙 6g

저는 집에서 직접 만든 바닐라익스트랙이라 바닐라 침전물이 약간 있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ㅎㅎ 소금도 선물 받은 비트소금을 갈아서 준비했습니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재료를 실온상태로 두는 겁니다. 저는 원격온도계(요즘 알리에 쌉니다 ㅋㅋ 물론 저는 교정기관에 일하는 남자친구가 1도 정도 차이나는 온도계로 주어서 공짜로 득템 했습니다)로 20도 정도가 되도록 버터와 계란을 10초 간격으로 전자레인지 돌려서 온도를 맞춰주었습니다.

이 레시피의 좋은 점은, 마지막까지 휘핑기로 휩하면 다 끝난다는... 주걱질하고 옮기고 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실리콘 주걱을 쓸 때는 볼 가장자리에 묻은 반죽을 모아줄 때 밖에 없답니다. 게다가 오븐 예열도 안 해도 돼서 최고!!! 설거지 거리도 적고, 만들기 간편한데 맛도 좋다니^^ 최고의 레시피죠.

그나마 베이킹할 때 신경 쓰이는 게 밀가루 체치는 걸 텐데, 밀가루는 저렇게 계량한 다음 비닐봉지에 넣고 체를 쳐주면!! 가루가 하나도 날리지 않는다는 꿀팁! 저도 사진만 저렇게 찍고 넣을 때는 비닐봉지에 체 쳐놓은 걸 넣었답니다. 근데 이게 워낙 힘들게 휩하는 레시피라, 굳이 체 쳐야 하나 싶긴 한데... 밀가루 덩어리를 씹을 수도 있는 일말의 가능성도 싫어서 저는 체 쳐주었습니다.

또 까먹지 말고, 버터와 밀가루를 틀에 미리 발라 세팅해 두었습니다. 근데 2 배합이라 이 틀에 다 안 들어가서 작은 키쉬틀에도 하나 구워주었습니다.

2차로 만들 때는 동영상으로 찍었던 터라, 1차에 찍었던 과정샷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버터를 충분히 크림화 해준 다음에, 설탕을 여러 번 나누어 휘핑해 줍니다. 그러면 설탕이... 안 녹습니다. 버터는 쪼끔인데 설탕이 많으니 당연하겠죠? 너무 당황하지 마시고, 처음 넣었을 때보다 색이 좀 더 옅어지고, 설탕이 살짝 뭉치는 느낌이 들 때까지만 섞어줍니다.

이 정도에서 저는 쿨하게 포기하고 계란을 하나씩 넣어 순서대로 휘핑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노른자 먼저 넣고 했는데, 2차로 만들어보니 풀어서 넣는 게 더 설탕이 잘 녹는 것 같더라고요.

두세 번 나누어 놓고 휘핑하면 다음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다 넣으면 이런 느낌? 설탕 입자가 살짝 보이시죠?? 지금 다 휘핑하진 않아도 되지만, 최대한 녹일 수 있는 만큼 설탕 입자를 녹여주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 정도 섞고 밀가루 절반을 1차 투하했습니다. 그리고 힙하다가 바닐라 익스트랙 투하!

밀가루 넣으니까 한결 더 반죽이 일체화된 게 보이시죠?

생크림도 넣어주고요! 아니 근데 이렇게 주변 신경 못쓰고 찍었지만 양해 바랍니다 ㅋㅋ 휩해서 섞어주고 마지막으로 밀가루 2차 투하해서 충분히(5분 이상) 휩해줍니다. 단순히 시간으로 판단하지 마시고, 손가락으로 반죽을 살짝 떠서 문질러주세요. 설탕 입자가 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탕입자가 남으면 반죽 윗부분이 얼룩덜룩하고, 케이크가 최상의 상태로 부풀 수 없게 됩니다. 뭐... 근데 저도 얼룩덜룩해서 ㅎㅎ 할 수 있는 만큼 최대로 휘핑해 주시면 됩니다.

야무지게 틀에 담고~ 반죽 상태가 부풀어 입자가 보이지 않죠? 그리고 제가 80-90% 팬닝 했는데, 저러면... 저 같은 미니오븐 소유주들께서는... 윗부분이 탑니다. 따라서 60-70%만 팬닝 하시길 추천드릴게요(윗부분 열선에 가까워서 탔어요...ㅋㅋㅋ). 그리고 바로 오븐을 켜서 165도 40분을 세팅하고, 케이크를 넣어 구워주면 됩니다.

이 케이크의 경우, 충분히 구워주지 않는 것도 떡지는 사유가 되기 때문에(떡이 지면 케이크 식감이 다소 아쉬워집니다. 맛은 그것도 있어요 ㅋㅋ) 저는 열이 약한 미니 오븐이라 봐가면서 10분씩 2번 더 구워주었습니다.

꺼내서 바로 자른 탓에 아주 살짝 뭉쳤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네요! 나중에 식혀서 잘라보니 뭉친 부분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구워졌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식감이 매우 푹신푹신하고, 입에 착 감긴답니다. 너무 맛있어요~^^ 제가 온갖 디저트를 다 만들고, 먹으러 다니는 사람으로서... 이 디저트는 간단하면서 최고의 레시피라고 단언합니다. 다만, 잘 구우려면 굽는 과정에 약간의 디테일이 필요하지만~ 그 정도는 이런 맛도리를 먹을 수 있다면 이겨낼 수 있죠!

이렇게 잔뜩 만들어서 남자친구 출근할 때 가져가라고 싸주고, 오후 티타임에 디저트로도 먹고, 2/3는 조금 작게 잘라서 패킹한 다음(일말의 양심... 한 번에 적게 먹어야죠 ㅎㅎ)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앞으로 한 달은 든든할 것 같아요!

키쉬틀에 만든 녀석은 남은 생크림을 연유를 넣고 휘핑해서 딸기와 함께 맛나게 먹어주었답니다. 어떠셨나요 오늘 포스팅? 제과제빵을 배우지 않은 분들도 충분히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올려보았는데 마음에 드시나요? 많이 읽어주신다면 또 더 멋진 레시피와 과정글로 돌아오겠습니다^^

벌써 금요일이네요! 즐거운 주말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날씨도 따뜻한데 케이크 만들어서 나들이 가시는 건 어떨까요? 따뜻하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